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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협하지 않는 원칙이 있는 마을카페 카페 풍경A

마곳 매거진 2021년 10월 edited by. Louis
마곳 매출 상위권을 사수하고 있는 은평구 신사동의 카페 풍경 A! 그 비결이 궁금하여 찾아가 보았습니다.
카페 풍경 A에 들어서니,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아이가 텀블러를 들고 늘 그렇다는 듯이 음료를 주문하고 있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가 아닌 어린 아이 홀로 익숙하게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사장님은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며 인사를 주고받는 이 생소한 풍경은
카페와 마을 분들과의 단단한 신뢰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카페 풍경 A의 첫인상이었습니다.
훈훈한 외모와 멋진 목소리를 가진 카페 풍경 A의 젊은 사장님과의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카페 풍경 A는 북한산이 보이는 은평구 신사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1. 신사동 이야기

루이스 사장님 안녕하세요. 사장님이 어떤 분인가 몹시 궁금해서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
루이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카페는 저녁시간임에도 무척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가볍게 마을 이야기부터 시작해볼게요.
루이스 신사동에는 얼마나 사셨어요?
사장님 저는 신사동 토박이예요. 우리 동네의 변화 과정을 다 보면서 자랐어요. 신사동에 카페들은 최근에서야 하나 둘 씩 생기기 시작했어요. 제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두 세 개가 전부였던것 같아요.
(그는 질문을 미리 꿰뚫고 대답해주시는 편한 인터뷰이셨습니다.)
루이스 보통 토박이 카페 사장님들이 잘 안착을 하시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이 동네는 브랜드 카페를 찾기 어렵네요.
사장님 최근에 몇 개가 생겼어요. 근데 아직 메이저 커피 브랜드는 아직 진출하지 않고 있어요.
루이스 그렇군요. 마을에 대한 질문을 좀 더 해볼게요. 마을의 특이한 점이나 장점이 무얼까요?
사장님 연령대가 굉장히 다양해요. 특히 신사동은 최근에 유입된 젊은 부부도 많아요. 6~70년대에는 이 곳이 조용하고 한적해서 글 쓰기 좋아 작가분들이 많이 사셨다고 하더라구요. 그 때 이후로 계속 사시는 노년층 분들도 계세요. 한번 사신 분은 이동네를 안떠나시는것 같아요. 최근까지도 이 동네는 빌라나 양옥집이 대부분이고 아파트도 거의 없었는데 최근 많이 생기기 시작했죠. 특히 이 옆에 터널이 개통되고 나서 발전이 더 가속화되는 것 같아요. 제가 초등학교때부터 터널 공사를 했었는데, 최근에야 완공되었어요. 그 이후로 조용하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어요.
사장님 어느 동네나 그렇겠지만 주민분들이 너무 친절하세요. 특히 이런 저런 말을 건네면 잘 받아주시고, 많은 대화를 해주세요.
루이스 그래서 그런지 카페에 계신 분들도 연령층이 다양하고 편안해보이시네요. (제법 많은 손님들이 계셨습니다.)
사장님 저희는 정말 손님층이 넓어요. 특히 애기들 학생들 학부모 손님들이 많으세요. 그리고 하교시간에는 학생들도 주로 오고 있고요. 
마곳팀이 주문한 좋은 재료가 느껴지는 과일주스! 기대보다 더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시럽을 넣지 않으신다고

2. 카페 풍경 A 이야기

루이스 계속 커피 일을 하셨었나요?
사장님 제가 다른 일을 하더라도 커피 쪽에는 꼭 발을 담그고 있었어요. 주로 카페 컨설팅을 많이 했어요. 많은 분들에게 카페 창업에 대한 컨설팅을 하다 보니 "저의 카페"를 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 때 쌓인 많은 경험이 풍경 A를 시작하는데 도움이 되었던것 같아요.
루이스 카페 컨설팅요?
사장님 아는 동생이 부탁을 해서 원두 선정부터 컨셉 인테리어까지 도와주다 보니까 어느새 컨설팅 전문가가 되어있었어요. 컨설팅 과정에서 저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기도 했는데, 그렇다 보니 제 욕심이 자연스럽게 생기더라구요.
루이스 마곳에서 판매왕이세요. 저희가 출근하면 판매 현황을 체크하거든요. 풍경 A가 항상 순위권이예요. 유독 많이 파시는데, 그 비결이 있나요?
사장님 처음에 마곳을 하기로 했을 때, 가장 매력을 느낀점은 단골들에게 좋은 가격에 음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자주 오시는 그룹 손님이 돌아가면서 음료 값을 결제하시는데, 그 그룹의 모든 분들이 결제하실 때 구독권을 사용하기 시작하셨어요. 아무래도 가격 경쟁력이 있으니까 다들 잘 쓰시더라구요.
(카페 풍경 A에서는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제철 주스를 하루 사용 수량 제한 없이 20% 이상의 할인가로 제공하고 계십니다.)
가장 매력을 느낀점은 단골들에게 좋은 가격에 음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사장님 하루에 3~4번 지속적으로 오시는 분이 있는데, 그 분도 구독권을 잘 쓰고 계세요.
루이스 반대로 생각하면 굳이 사장님께서 가격을 낮추지 않으셔도 찾아오실 분들이고, 할인하는 만큼 사장님께는 어찌보면 손실일 수 있다는 우려는 어떠신가요?
사장님 솔직히 아쉬운건 있어요. 제 입장에서는 열 잔에 7,000원이면 사실 적은 돈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이 분들에게 하는 것 자체가 서비스잖아요. 당장 제가 조금 덜 가져가더라도, 손님들이 좋아하시고 그걸로 인해 풍경 A를 지속적으로 찾아주시니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늘 단골 손님은 정기결제나 구독권에 대한 니즈가 있었거든요. 오래 전부터 한 동네에 살았던 분들이고, 주변에 많은 카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희 카페를 찾아오셨잖아요. 늘 비슷한 시간에 오셔서 같은 음료를 마시는 소중한 분들에게는 제가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작은 혜택이라도 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동네 장사를 하는 경우는 보통 단골 비율이 높잖아요. 저희 같은 경우는 재방문율이 90% 정도 되거든요. 단골 위주의 동네 카페에서 구독권 판매는 좋은 선택인 것 같아요. 아마 저희가 대로 변에 있었다면, 좀 다른 전략이 필요했겠죠. 물론 다른 카페에 갈 손님을 우리 카페에 묶어둔다는 전략도 가능하겠지만, 그래도 고민은 필요할 것 같아요.
루이스 혹시 구독권을 판매하고 나서 변화가 있나요? 예를 들어, 단골이 생겼다거나 조금 더 자주오시거나 그런 것이요.
사장님 저희가 지금 한 달 정도 구독권 운영을 하고있는데요,  10개의 구독권을 팔았다고 가정하면 다섯 분은 늘 오시던 분이에요. 그리고 다섯 분은 항상 오시던 분은 아니에요. 저희가 구독권 안내 배너를 설치했잖아요. 저 배너를 지나가는 길에 뚫어져다 보시는 분들이 종종 계세요.  그러고 들어오셔서 구매를 하시는 경우가 있어요. 확실히 새로운 손님들을 끌어오는데는 저 배너가 큰 역할을 한 것 같아요.
늘 비슷한 시간에 오셔서 같은 음료를 마시는 소중한 분들에게는 제가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작은 혜택이라도 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카페 풍경A 앞에는 구독권을 알리는 배너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배너를 보시고 손님이 생겼다니, 뿌듯
루이스 이건 정말 궁금했던건데요, 풍경 A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사장님 크게 세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어요. 풍경이라는 단어 자체, 박경리의 소설, 풍경 A, B 로 이어지는 확장 전략이 그것이에요. 처음에는 A.C.A (A Coffee Ability)를 고려 했었어요. 근데 그것 보다는 한글 이름인 풍경 A가 훨씬 더 잘 어울려서 그것으로 선택하게 되었어요.
루이스 개인적으로 이름이 주는 느낌이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이 동네의 북한산 풍경과도 참 잘어울리네요. 이 동네의 이 자리에 카페를 열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사장님 사실 카페를 열 때 크게 위치를 고려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당시에 무궁화 로스터즈 사장님이 카페를 그만 두시게 되셨는데 이 동네분들 중 절반이 갑자기 갈 카페가 사라진거에요. (카페 풍경 A는 마곳의 또 다른 가맹 카페인 "무궁화 로스터즈" 사장님께서 소개해주신 카페입니다.) 특히 코로나 때문에 카페 오픈을 해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니, 거리는 한산하지만 동네 카페에는 항상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어요. 코로나가 무서워도 커피를 마셔야 하고 커뮤니케이션 공간도 필요한데, 큰 길로 나가기는 부담스러워 하시는 거죠. 오히려 동네 카페의 기회가 온 것 같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꼭 위치가 좋지 않더라고 우리의 경쟁력으로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카페를 열 때 위치 자체를 크게 고민하지 않은것 같아요.
루이스 코로나를 전화위복으로 삼으시는 카페 사장님들이 심심치않게 계시더라구요.
사장님 그래도 정말 힘든 시기를 피해가긴 어려웠어요. 지난 겨울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도 단골 분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잘 버틸 수 있었어요. 저희가 과감하게 그 시기에 클로징 타임을 당겼어요. 일찍 문을 닫고 그 시간에 메뉴개발도 많이 했고 이런저런 고민도 많이 했었어요.
루이스 풍경 A가 마을 사람들에게 어떤 공간이었으면 하시나요?
사장님 남녀노소 부담감 없이 오셔서 쉬어가시든, 공부를 하시든, 커피를 마시든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는 편안한 힐링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바 테이블, 소파, 의자 등 그 목적에 맞는 자리를 다양하게 마련해 두었어요. 특히 바 테이블은 주로 단골 분들이 앉으셔서 저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시는 자리예요.^^
루이스 카페 A의 운영 철학이 있나요?
사장님 (고민) 진부할 수도 있지만...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서 맛과 퀄리티를 타협하지 않아요. 예로, 주스의 경우 시럽을 쓰지 않고 당도 높은 생과일을 고집해요. 지금 드시고 계신 수박주스같은 경우에, 올해 수박 값이 너무 비싸서 조금 힘들었어요. 좀 저렴한 수박을 쓸 수도 있었지만, 단골분들에게 맛 없는 주스를 드리고 싶지 않더라구요. 다른 메뉴도 마찬가지에요. 작은 마을 카페지만 어떤 메뉴를 어떻게 제공하든지 최고의 퀄리티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여기는 동네 분들이 오시는 곳이라 가족 단위로 많이 오세요. 아직 말도 못하는 아이들이 우리 주스를 먹어요. 아이들이 먹는데 절대로 아무 재료로 대충 만들 수 없더라구요.
아이들이 먹는데 절대로 아무 재료로 대충 만들 수 없더라구요.
카페 풍경 A의 하얀 벽에는 사장님의 관심사를 엿볼 수 있는 소품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3. 메뉴 이야기

루이스 사장님께서 가장 애착이 가는 메뉴는 무엇인가요?
사장님 개인적으로는 시그니처 메뉴들이에요. 메뉴 이름에 '신(scene)'이 붙어요. 제가 영화를 좋아하고, 배우로 일도 했었어서 그런 이름을 택해보았어요. 음료를 마주했을 때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 것처럼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그래서 손님들이 신(scene)을 고르실 때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루이스 풍경 A의 커피는 어떤가요?
사장님 중독성이 강하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향이에요. 그래서 "향이 좋아서 다른 집 커피는 맛이 없어요." 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요. 커피는 기호 식품이기 때문에 어떤 분에게는 저희 커피가 취향에 맞지 않으실 수도 있지만, 최대한 이 집은 커피향이 좋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말씀을 듣다보니 나갈때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테이크아웃 해가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루이스 커피 향이 원두를 볶은 시점이랑 관계가 있죠?
사장님 볶은 시점도 중요하고 추출 시점이 중요해요. 원두의 향과 맛을 최상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기계와 그라인더 청소를 자주하는 편이고 정수 필터에 신경을 많이 써요. 놓칠 수 있는 부분인데 물 맛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소홀하면 물에서 비린 맛이 나고 커피 향에 영향이 갈 수 밖에 없거든요.
루이스 사장님 말씀처럼, 커피는 맛에 따라 호불호는 있을 수 있는데, 향은 기호의 문제라기 보다는 관리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정말 세심하게 신경을 많이 쓰고 계시네요.
루이스 우리 매장에서 저평가된 메뉴가 있을까요?
사장님 아이스티요.
(다른 질문에 신중하셨던 모습과 달리 매우 한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해주셨습니다.)
저희 클래식 아이스티는 찻닢이랑 생과일로 우려낸 아이스티예요. 그래서 기분 좋은 단 맛이 나요. 한 번 드신 분들은 항상 재주문하세요. 그런데 아이스티 메뉴 특성상 인식 때문인지 많이 선택을 안하세요.
루이스 맞아요. 보통의 아이스티를 생각하면 저도 주문 후보에 아예 없는게 아이스티인 것 같아요. 다음에 꼭 먹어봐야겠네요. 그럼 가장 칭찬을 많이 받는 메뉴나 베스트 메뉴는...
사장님 커피에요. 80%는 커피를 드세요. 계절마다 바뀌는 시즌 주스도 많이 찾으세요. 여름에는 수박주스를 판매하는데 손수 씨를 다 발라내요. 손도 많이 가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이물감이 있으면 음료를 제대로 즐길 수가 없기 때문에 직원들과 즐겁게 하고있어요. ㅎㅎ
(여름이 지나고 귤 시즌이 오면 귤 쥬스를 시작하신다고 합니다.)
루이스 마진율 워스트 메뉴는 뭐에요?
사장님 과일주스죠. 과일값이 너무 오르면, 원가가 많이 올라가요.
루이스 처음 오시는 분께 메뉴를 권하신다면?
사장님 커피와 스콘이에요. 스콘도 좋은 재료로 저희가 직접 만들어요. 단골 분들이 반응이 좋아서 베이킹 메뉴가 점점 늘고 있어요. 저희가 제공하는 메뉴는 어디서든 부끄럽지 않게 내놓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최고는 아닐지라도,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제품을 손님에게 제공하려고 합니다. 제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찜찜한 구석이 있는 제품은 팔지 않아요.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커피의 향이에요.
카페 풍경 A의 시그니처 음료 scene 시리즈

4. 사장님 이야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훈훈하신 사장님의 과거가 궁금해졌습니다.
루이스 과거에 어떤 일을 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사장님 전 10년간 카페 일을 했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았던것 같아요. 지금도 연기가 하고 싶고, 글도 쓰고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카페도 잘 하고 싶어요. 언젠가는 풍경 A의 노력과 철학을 신사동을 떠나 다른 동네에서도 제공해드리고 싶어요.
루이스 저희 회사 주변에는 인스턴트형 카페가 많은데, 많은 곳에서 풍경 A의 커피 향을 맡을 수 있길 응원하겠습니다.
루이스 카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어요.
사장님 저는 사람이 좋아서 카페를 시작했어요.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것이 너무 좋아요. 무인 카페나 키오스크가 꺼려지는 것도 그러한 이유인 것 같아요. 단골과 이야기하고 주문받으면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동안의 단 몇 마디 말도 저희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5~10초에 불과하지만 충분히 손님들께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어요. 그래서 인사를 할 때 멘트 하나에도 많이 신경써요. 주말, 늦은 밤 등에 맞는 말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요.
루이스 사람이 좋아서 선택할 수 있는 일 중, 왜 꼭 커피인지 이유가 궁금해요.
사장님 제가 처음으로 일해서 번 돈이 카페 알바였어요. 이 골목에 카페가 처음 생겼었어요. 오픈 준비를 하는 카페가 눈에 들어왔고 처음에는 딱히 알바를 해야겠다는 마음도 없었는데 며칠 왔다갔다하다가 무작정 들어와서 사장님께 아르바이트를 하고싶다고 말씀 드렸어요. ㅎ그 때 처음 만났던 분이 무궁화 로스터즈 사장님이에요. ㅎㅎ 당시 전 20살이었고 무궁화 사장님이 25살이었어요. 처음엔 거절 하셨지만, 저의 열정을 아셨는지 바로 다음날 알바를 할 수 있는지 연락이 왔어요. 그렇게 일을 시작하게 됐고 커피에 푹 빠져버렸어요.

5. 단골 이야기

루이스 기억에 남는 단골 있으세요?
사장님 제가 사람을 잘 기억하거든요. 잠깐 한 번 뵌 분을 다른 동네가서 스쳐도 알아봐요. ㅎㅎ 저희 카페 오시는 한분한분 기억해요. 어떤 분이 오시든 여기를 들르시면 '하루를 잘 시작하는구나', '하루를 잘 마무리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어요.그래서 어떤 한 분을 꼽기 너무 힘드네요..
루이스 카페에 처음 왔을 때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이 손님이 자연스럽게 주문하는 것 보고 깜짝 놀랐어요.
사장님 그 친구는 중학교 1학년이예요. ㅎㅎ 저희 카페를 찾아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셨어요. 카페에서 공부를 하고 좋은 대학에 간 손님, 사시에 패스하신 손님 등 다 기억 나요. 특히 아이들이 있으면 좋아요. 유모차에서 꼼짝 안하는 아이도 그렇고,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아이도 좋아요. 어렸을 때부터 아이를 좋아했어요.
루이스 우리 카페의 단골 손님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사장님 변하지 않고 항상 이 자리에 있을거에요. 꼭 제가 아니더라도 풍경 A의 커피와 메뉴들은 여기서 제공해 드릴거에요. 힘들어도 버티고 버텨서 할 수 있을 때까지 할거에요. 제가 없어지면, 아쉬워하는 분들이 생기실거니까요.
루이스 (감동하며ㅜ) 바라는 점을 여쭤봤는데, 다짐을 말씀해 주셨네요. 맛을 타협하지 않으시면, 수익에 문제가 있진 않으신가요?
사장님 스트레스가 없다면 거짓말이예요. 코로나 상황에서는 매출 가늠이 안되요. 카페 손님도 시간대마다 패턴이 있는데 가던 학교를 안가고, 오시던 분 들이 안오시게 되니까요. 가끔 마이너스가 날 때도 있는데, 그래도 원칙은 지켜요. 그러한 원칙에 손님들께서 답을 해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루이스 앞으로의 간단한 계획을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사장님 우리나라 카페 트렌드는 너무 자주 바뀌어요. 과거에 비해 요새는 주기가 더 짧아졌어요. 요즘엔 크로플이 흔하지만 크로플이 흔하지 않았을 때에도 저희는 크로플을 했었어요. 저희 카페로 인해 저희 손님들은 그 트렌드를 접하시게 되는거죠. 변치않는 커피 맛도 중요하지만 계속 카페 트렌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할거에요. 최고가 되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메뉴의 흐름이나 인테리어 등 풍경은 멈추지 않을거에요. A, B, C..로 확장해가는 그날까지도요.
그래도 원칙은 지켜요. 그러한 원칙에 손님들께서 답을 해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마치며

사장님과의 생각보다 깊은 대화에 예상보다 긴 인터뷰가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말미에는 최근 마곳이 가맹비 정책을 전면 무료화했다는 결정도 다시금 전해드렸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을 하셨다며 응원과 격려를 해주셔서 도리어 큰 힘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도중 커피 맛이 궁금해져 나서며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 했더니 감사하게도 홈베이킹의 정갈한 재료가 단번에 느껴지는 바질 스콘과  얼그레이 스콘을 함께 챙겨주셨습니다. 커피는 말씀하신대로 자부심이 느껴질 만한 신선한 향 가득한 일품 아메리카노로 마곳팀 모두와 나누고 싶은 맛이었습니다.
인터뷰 내내 사장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는 저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카페를 운영하시는 사장님의 경험과 고민이 저희가 마곳을 만들며 고민했던 순간들과 겹치어 많은 것을 되새기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무엇 하나 허투루 하시는 법 없이 진지한 모습에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던 뭐든 진실하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을 이기는 것은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됩니다.
저희가 만드는 서비스가 누군가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라는 증거를 찾는 것은 정말 보람된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카페 풍경 A 사장님께 진심어린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마을 카페에 정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자 또 한 번 다짐합니다.
제가 본 카페 풍경 A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단골과의 신뢰'였습니다. 사장님의 서비스 마인드, 고수하시는 카페의 원칙,  원두 관리, 인테리어와 메뉴 등 이 모든 것이 신뢰라는 구심점을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인상이 듭니다. 마곳이 생각하는 마을 카페는 마을 커뮤니티의 중심입니다. 마을 커뮤니티가 단단해지려면 밑바탕은 신뢰가 필수겠지요. 카페 풍경 A는 말랑하지만 단단하게 그 신뢰의 기반을 견고히 하고 계셨습니다. 저는 그럼 풍경 B를 고대하며 글을 줄이겠습니다.
카페를 운영하시는 사장님의 경험과 고민이 저희가 마곳을 만들며 고민했던 순간들과 겹치어 많은 것을 되새기게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