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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사랑방. 카페 심플에 가면 나도 신길동 주민이 된다.

마곳 매거진 2021년 8월 edited by. Louis
카페가 마을에서 가장 크게 기여하는 점은 무엇일까요?
요즘같이 더운 날 지나는 사람에게 아아를 제공해 더위를 식히는 공간, 그것으로 충분할까요?
개인적으로 카페의 가장 궁극적인 역할은 마을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럽의 마을을 지나다보면 카페가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테라스에서 햇빛을 받으며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노부부는 지나가는 이웃에게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어느 작가가 영감을 받아 대작을 남겼던 역사적 공간이 되기도 하죠. 이렇듯 카페의 본연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 그 자체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향긋한 커피와 맛있는 음료를 즐기며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하여 마을의 커뮤니티 공간으로써 자리매김하는 것이 카페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오늘은 서울시내 한 중간, 재개발이 활발한 신길동에서 마을 사랑방을 닮아가는 카페 심플을 찾았습니다.
그 곳에서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카페 사장님께 몇 가지를 여쭈어 보았습니다.
카페 심플은 요즘 재개발이 한참인 영등포구 신길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 신길동 마을 이야기

루이스 신길동에 사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사장님 신길동은 제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쭉 함께해온 동네입니다. 저에게는 아주 특별한 곳이죠.
루이스 마을 분위기는 어떤가요?
사장님 신길동은 교통이 편리하고 원룸텔이 많아서 새로 정착하는 청년층도 많고 예전부터 살아오신 어르신들도 많은 동네예요. 혼자 먹기 많은 양의 선물을 받으셨다며 선뜻 나누어주시는 손님도 계시고, 직접 재배하신 채소를 나누어주시는 분도 계시고, 정말 정 많은 분들이 많으세요. 감사히 주신 정으로 간간히 저희의 허기를 달래고 있습니다~
루이스 어쩐지 카페심플 인스타그램에 음식사진이 많이 올라 오더라구요.
루이스 재개발이 많은 지역인데, 주민분들이 떠나시면 많이 서운하시겠어요.
사장님 잠깐씩 떠나셨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것 같아요. 왠만하면 잘 안 떠나시더라구요.
그 만큼 신길동이 매력이 있는 동네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페 심플의 인스타그램에 가면, 신길동의 따뜻함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2. 카페 심플 이야기

카페 심플은 미모의 사장님 두 분이 운영하십니다. 소위 큰 사장님, 작은 사장님이라 부르는데, 오늘은 큰 사장님과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두 분의 관계는 새 언니와 올케 관계입니다.
루이스 카페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사장님 제가 우연한 기회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는데, 점장 제의까지 받게 되었어요. 그게 거의 18년 전 이네요. ㅎㅎ
루이스 직접 카페를 창업하신 계기가 있을까요?
사장님 언젠가는 내 가게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던 중에 저와 비슷한 15년 이상의 좋은 경력을 가진 사업 파트너를 만나게 되었어요. 같이 내 가게를 한다면 잘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ㅎㅎ 마침 마켓에서 좋은 조건의 자리를 우연히 보게 되고,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루이스 장소를 잘 잡은신 것 같아요. 특히 테라스가 있어서 정말 좋아요. 날씨 좋거나 비오는 날 엄청 운치있을 것 같아요.
사장님 진짜 괜찮아요. 특히 가을에 운치가 있어요.
루이스 카페 이름을 심플로 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세요?
사장님 아... 전, 원래 복잡한걸 싫어해요. 카페를 준비하면서 빠르고 간결하게 하자라는 컨셉을 잡게 되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메모지에 심플이라는 글씨를 썼는데, 그 글씨체가 너무 예쁜거예요. 그래서 그걸로 간판도 만들고 카페 이름을 확정지었죠.
루이스 카페 심플의 운영 철학이 있나요?
사장님 음.. 재료를 아끼지 않아요. 재료를 아낀다는 건 저희 가게를 찾아주신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예요. 푸짐하게 드려야 항상 신선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고요. 작은 걸 아끼다보면 큰 걸 잃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희가 제공하는 식음료, 샌드위치도 결국 음식이니 맛있다는 이야기를 듣는게 가장 중요해요. 그래야 또 오시게 될거잖아요.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고 다시 찾아주시는게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결국엔 부담없이 편하게 다시 오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 동네 사랑방처럼 만드는게 제 목표예요.
(처음 카페심플의 구독권을 구성할 때 10매 상품을 하루 무제한으로 구성하시는 걸 보고 무릎을 탁 치며 쌍따봉을 추켜들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비오는날 천장이 있는 카페심플 테라스에서 따뜻한 라떼를 드셔보시는건 어떨까요?

3. 메뉴 이야기

필자는 한번 먹어본 카페 심플의 클럽샌드위치를 잊지 못합니다.
말씀을 드렸더니 농담으로 사장님은 클럽샌드위치가 맛있다는 소문을 내지 말라하셨습니다. 만드는게 너무 힘들다시며..
루이스 (샌드위치라는 대답을 듣길 기대하며) 가장 애착이 가는 메뉴는 무엇인가요?
사장님 한라봉 오미자 에이드/차 에요. 우연히 개발하게 되었는데요. 오묘하니 너무 맛이 있더라구요. 손님들께도 반응이 좋아서 저희만의 독특한 인기메뉴가 되었어요.^^
루이스 카페 심플의 커피는 어때요?
사장님 찐이죠. 손님들이 스타벅스보다 훨씬 맛있다고 하세요. 그럴때 기분이 너무 좋죠. 스타벅스 텀블러에 우리 커피를 담을 때가 기분이 좋아요. 잠깐이나마 스타벅스를 이긴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루이스 저희가 스타벅스를 이길 수 있길 힘을 보내 드릴께요.
루이스 샌드위치는 어때요? 클럽샌드위치 잘 나가죠?
사장님 요즘은 에그샌드위치가 더 잘나가요. 얼마 전에 90개 단체주문이 왔었어요. 정말 힘들긴 했는데 뿌듯하기도 했어요~ 음.. 음료는 병원 앞이라서 그런지 미숫가루가 잘 나가요. 병원에 연배가 있으신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이 좋아하세요.
(근처에 성애병원이 있습니다. 카페 심플의 미숫가루가 배고픈 의료진들의 허기를 채워주고 있었습니다.)
루이스 샌드위치 이야기를 더 해보고 싶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맛있게 먹었거든요. 특히 빵이 엄청 쫄깃해서 그게 기억에 남아요.
사장님 제가 원래 제빵을 오랫동안 했었어요.
(다채로운 경험을 가지신 사장님, 괜히 내공이 느껴지는게 아니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장님 빠*바게트에서 빵도 만들고 케익도 만들었었어요. ㅎㅎ 그래서 빵 맛있게 먹는 방법은 제가 전공이예요. 클럽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양파 피클은 직접 만드는데요. 최근에 비트를 넣어서 만들어 봤는데, 색깔도 예쁘고 반응이 더 좋아졌습니다. 자주 피클을 담궈야하니 지인들에게는 손님들께 팔 것도 모자르다며 샌드위치는 사먹지 말라고 농담하기도 해요.
필자가 먹었던 클럽 샌드위치 (강추)

4. 단골이야기

정겨운 마을, 좋은 카페, 맛있는 메뉴가 있으면 언제나 단골이 있기 마련입니다. 심플의 단골은 어떤 분들일까 궁금했습니다.
루이스 기억에 남는 단골이 있나요?
사장님 인수하기 전부터 매일 오시는 의사선생님이 계셨는데 인수한 후에도 변함없이 매일 출근 시간에 오십니다. 한마디의 여담도 나누어 본 적은 없지만 진짜 감동의 찐단골님이시죠.
(마침 한 의사선생님이 손님으로 오셔서, 그 분이 아닐까 했지만, 아쉽게도 아니었습니다.)
스 샌드위치 매일 드시러 오시는 분도 계세요? (필자는 샌드위치에 반한게 분명합니다.^^;;)
사장님 단체 주문 후에 샌드위치 손님이 생기는 편인 것 같아요. 에그 반, 클럽 반 포장해서 나갔었는데 맛있게 드셨다면서 그 후로 일주일에 한번씩 오시는 분이 계십니다. ^^ (에그 반, 클럽 반 포장은 짝수 개 주문시 가능하니 참고해주세요)

5. 사장님 이야기

걸크러시 느낌이 매력적인 사장님의 이야기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루이스 실례가 안된다면 카페 이전에 어떤 일 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사장님 저 엄청 다양한 일을 했어요. 실내 인테리어를 전공했어요. 그런데, 당시 사회 분위기가 여자의 몸으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았죠. 그래서 여러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해봤는데 대기업에서 자동차 판매사원도 해보고, 말씀 드린 것처럼 제빵사도 했었어요. 취미로 목수도 했었고요. 여자라서 안된다는 말을 듣기 싫었어요. 그래서 무슨 일이든 악착같이 한 것 같아요. 이런 다수의 경험이 카페 운영에 많은 보탬이 된 것 같아요.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자연스레 우러나는 여유와 내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루이스 주로 손님이 뜸한 시간에는 뭘 하세요?
사장님 샌드위치 재료 준비나 짬짬히 청소도 하고 (매장에 진열된 코바늘 공예품을 가리키시며) 작품 활동도 합니다. 간간히 게임도 하구요 ㅋ
루이스 아무래도 손재주가 있으신가봐요. 그러고보니 이 제품들도 구매할 수 있네요. 정말 부지런하세요~!
사장님이 틈틈이 만드신 코바늘 공예품

6. 카페 심플의 목표

루이스 카페 심플 이후의 넥스트 플랜이나 최종 목표를 여쭤봐도 될까요?
사장님 카페 심플의 최종 목표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 임대료 부담이 너무 커요. 다른 카페 사장님들도 비슷하실 거에요. 저희 카페가 많은 사랑을 받으면, 궁극적으로 임대료 부담에서 벗어나는게 목표죠. 그래서 수익 구조를 튼튼히하고, 그걸 기반으로 손님들에게 더 베푸는 좋은 카페가 되는게 목표에요.
루이스 어디나 임대료 문제는 사장님들에게 큰 부담이네요.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마을 사랑방을 운영하실 수 있도록 기원하겠습니다. 저희도 마곳을 열심히 성장시켜서 대형 카페 보다는 훌륭한 마을 카페를 이용하실 수 있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7. 마치며

카페 심플은 마곳 오픈 후 오래지 않아 인연이 닿은 카페입니다. (마곳의 10호 매장)
당시 우리에게 마곳 서비스의 자신감을 심어준 소중한 파트너이기도 합니다.
앱에 들어갈 간단한 카페 소개 문구를 부탁드렸을 때 "누구나 편안하고 푸짐하게"라고 지어주셨던 첫 만남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두 분 사장님의 따뜻함을 꼭 닮은 카페 소개라는 생각이 들었었죠. 새삼 이토록 인심좋고 따뜻한데 손맛까지 일품인 훌륭한 카페와 동행함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신길동 토박이 사장님이 애정을 가지고 운영하시는 "마을 사랑방, 카페 심플"은 필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마을카페, 마을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는 카페의 전형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서 코로나가 종식되어 그 역할을 톡톡히 하기를 기다려 봅니다.
"마을 사랑방, 카페 심플"은 필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마을카페, 마을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는 카페의 전형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혹시 신길동, 대방동을 지나갈 일이 있으시다면 카페 심플에서 건강한 클럽샌드위치를 드셔보는건 어떨까요? (제가 추천했다는 사실은 안비밀)
사진 출처: 카페심플 인스타그램(@cafesimple2020)